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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黎明)과 장만옥(張曼玉)이라는 내 눈에는 가장 익숙한 두 홍콩배우가 만난 진부할정도의 정통

멜로영화. 사랑을 할 줄 안다고 믿던 열아홉에 처음보고, "그립겠다..." 하면서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생각되는 서른둘에는 "저렇게 계속 어긋날사람은 처음부터 안 만나는게 좋겠다"는 현실적 시선으로

보게된, 느낌은 변했지만, 마음속에 낭만이 있을 어린시절이나, 속물이 되었을 지금이나 가슴이 찌릿

해 오는 느낌은 그대로 받게되는, 멜로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거의 유일한 '좋아하는 멜로영화'가

바로 '첨밀밀'이다.

 

 

유덕화(劉德華), 곽부성(郭富城), 장학우(張學友)와 함께 홍콩의 사대천왕으로 불리던 여명. 연기

뿐만이 아니라 가수로도 많은 인기를 누렸고,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려 국내 드라마의 OST에도

참여해 주제가를 한국어로 불렀던 기억이 난다. 많은 액션영화에서 그를 보아왔지만, 첨밀밀 이후로

나 개인적으로는 그의 이미지가 굳어져 액션배우로는 기억되지 않는다. 영화내용을 보자면 약혼녀

를 두고, 돈을 벌기위해 홍콩을 온 '소군'과 큰 돈을 벌어 호화롭게 살기위해 홍콩에 온 '이요'가

홍콩행 열차에서 처음 만나 타지에서 서로 의지하게 되며 살게된다. 이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이어

지고 어긋나고를 수없이 반복한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어린시절에는 이런 사랑을 한번쯤 해 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절대'하고싶지 않다. 첨밀밀 개봉당시 국내의 연예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여명의

인터뷰에서 그도 그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사랑이지만, 실제로 이런사랑을 하고싶진 않다"라고...

아파본 사람은 다시 아프기 싫은 이유라고 할까? 계속 어긋나는 둘을 보고있으면, 어긋나 있는 동안

각자 지내오는 시간들이 어떤면에서는 많이 현실적이라 몰입하게된다.

 

 

명작에는 명장면도 많다. 남기는것도 많다. 안마사로 일하게되던 이요를 웃음짓게 하기위해 등에

용문신위에 귀여운 미키마우스 문신을 세기고 찾은 갱단의 두목의 인간적인면 이라던가... 이 장면은

국내에서도 많이 패러디가 됐었다. 또 두 주인공의 유일한 공통점인 등려군(鄧麗君)을 좋아한다는점

이 때문에 영화에도 등려군의 노래는 끈임없이 나온다. 삽입곡으로 나오는 '월향대표아적심(月亮代表

我的心)' 가사를 알아듣진 못하지만 가슴적시는듯한 멜로디로 최근까지도 가끔씩 듣는다. 그리고

당연히 빼 놓을수 없는게 영화제목으로도 그대로 사용된 '첨밀밀(甛蜜蜜)' 엔딩곡으로도 나오며 밝은

멜로디로 영화의 히트와 함께 국내에서도 드라마OST로 리메이크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가

나오기 오래전에 나온 노래임에도 영화속 두 주인공을 위해 만든 노래라고 착각할 정도로 영화속에

스며드는 노래다. 첨밀밀의 뜻은 "꿀같이 달콤한"이라는 뜻인데, 소정과 이요가 자전거를 타고 홍콩

거리를 달리며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은 정말 꿀같이 달콤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어긋나

있는시간이 달콤했던만큼 힘든시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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