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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이타치의 밤 ADVANCE' 표지

 

鎌鼬:かま-いたち(카마이타치): 갑자기 피부가 찢어져 날카로운 낫에 베인 것 같은 상처가 나는 현상. 옛날에는 족제비의 짓이라고 믿어 이 이름이 생겼음.(네이버 어학사전에서...)

 

1994년 겨울. 슈퍼패미콤으로 발매된 춘소프트의 사운드노벨게임 '카마이타치의 밤'. 당시 중학교때부터 나름 일어를 독학하고, 고등학교 진학하며, 제2외국어를 일어로 공부하던 나름의 자신감에 차있던 시절. 게임잡지로 부터 소개된 이 게임을 보게되고, 이제 어느정도 일어도 잘 한다고 생각하고, 모르는 단어는 찾아가며 하다보면, 공부도 될것이다... 라는 생각에 일본에 거주하던 친척을통해 어렵게 이 게임을 구매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게임 카트리지를 삽입하였다. 헌데, 당시 히라가나표기로만 문장을 표기하던 당시 대부분의 게임들과 달리 이 게임은 한자도 전혀 가감없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당시 11,800엔짜리, 당시환율로 약 80,000원정도의 돈을 투자한것이 카트릿지 삽입 10여초만에 나는 '즐길수 없는'게임임을 알게되고, 나의 일본어실력은 햇병아리 라는것을 일깨워준 게임이었다. 당시엔 국내에 이 게임을 하는사람 자체가 아예 없다시피 했으므로 다시 되 팔지도 못했었던 기억이다.

 

     

                 춘소프트 로고    카마이타치의밤 타이틀화면

 

전혀 즐기지 못하는 게임을 거금을 들여 사놓고, 한쪽 구석에 먼지만 쌓여갔던 이 게임이, 시간이 지나 일본에서는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후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식되고 역시 높은판매고를 기록하고, 일본 핸드폰용 게임으로도 나오고, 나는 덕분에 더욱 더 해보고 싶었다. 2002년에는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의 게임보이어드벤스와 인터넷으로 즐길수있는 웹버전까지 나오기에 이른다. 차후에 이 웹버전은 국내의 한 업체가 한글로 번역하여 국내서비스를 하지만, 흥행실패를 했다. 당시 "꼭 해봐야지..." 하다가 사회인이 된 후의 일이라 시간이허락치 않았다. 아니 사회인으로의 피로 때문에, 못본 척 한걸지도...

 

     

   게임보이어드벤스용 게임화면 이 언어를 내가 하려했었다니...

 

'붉은날개'라는 인터넷 동인프로젝트 팀이 있었다. 이 팀에서는 게임보이어드벤스용으로 나온 카마이타치의밤을 한글화 패치를 해서, 공개한적이 있고, 나는 이를 다운로드해 보관하고 있었다. 역시나 바쁘다는 핑계로 손도 안대고 있었지만... 하지만 이번에 지방으로의 출장이 잡히게되고, 나 혼자 가야할 상황이 되었을때, "남는시간에 뭐하나..."에서 첫번째로 떠오른것이 이 '카마이타치의 밤'이다.

     

글패치된 타이틀화면 이름도 바꿀수 있다. 난 호승 혜림으로

 

사운드노벨이라는 장르. 사전적 의미 그대로, '소리가 있는 소설'정도로 보면된다. 단, 게임이기에 일반적인 책과는 달리, 결말이 한가지가 아니라, 플레이어의 선택문에따라 시나리오가 갈린다. 본편의 내용은 아주 일반적인 일본식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고있다. 폭설로 고립된 한 펜션에서 발이묶인 주인공들과 여러 등장인물들. 그리고 하나씩 죽어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범인을 찾아내야한다. 살인에는 여러 트릭이나, 알리바이를 위한 시간차를 이용하는등. 전형적인 일본 추리소설이라 할수있다. 이 게임이 잘 만들어졌다고 평할수 있는 부분은, 준비된 수많은 분기의 여러가지 엔딩들이, 다들 나름대로 시나리오로서 설득력도 가지고 있고, 적당한 유머와 긴장감. 무엇보다 몰입도를 높히는데 성공했다는데 있다. 난 출장 첫날. 이 게임을 즐긴 대부분의 사람이 본다는 가장 긴 분기의 새드엔딩으로 내가 설정한 주인공인 '호승'은 여주인공 '혜림'에게 살인범으로 오해를 받아,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다시 플레이 하며, 어떻게든 진범을 찾아내서 게임 내에서 피해자 없이 스토리를 끝내고,.. 다른루트 몇 가지를 플레이 해 보았다. 아니... 읽어보았다.

     

시나리오 분기는 되돌릴수있다. 내 기록은 해피엔딩3개와 배드엔딩10개

 

처음 한번 엔딩을 보면 메인메뉴에 '도전장'이라는 메뉴가 추가된다. 이 메뉴속에는 작가의 코멘트가 들어있는데, 작가는 我孫子 武丸(아비코 타케마루)이며, 국내 발간된 그의 책이라면 '인형 탐정이되다', '소풍버스납치사건'정도가 있다. 94년 당시. 원작인 슈퍼패미콤판이 밀리엄히트를 기록해, 많은 돈을 벌게되었고, 유유자적하려 했으나, 그 돈으로 섬에있는 저택을 샀고, 그것은 평생의 계획에 일부라는 코멘트로 왠지 부러운듯한 인생을 사는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94년에 하려고 했던 게임을, 내용조차 모른체 궁금해 하며 지내다, 횟수로는 20년이나 지나서야 한게 되었다. 나 스스로에게 뭔가... 챙피했지만,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껴진다.

 

     

 엔딩중 한가지          '도전장!'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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