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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한일월드컵 준비로 한참 분주하던 그해 늦은 봄. 단 한번도 관심 갖지도 않았고, 깊게 들여다


본적도 없는, 홍상수감독의 영화가 은근슬쩍 개봉했다. '생활의발견'이라는 그다지 의미심장하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타이틀을 걸고... 홍상수감독, 언제나 처럼 완전한 드라마다. 과장된 액션이나,


말도안되는 우연, 지나치게 멋지고 예쁜 등장인물. 이런건 없다. 생활의발견. 이 영화속 이런 형태의 경험을


해본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적어도 "말도 안되는..."이런 말은 안나오는 그야말로 우리 일상생활속, 친구얘기,


선배얘기, 주변얘기같은 친근함과 어디서부터인지도 모르게 이미 영화속 이야기에 빠져드는, 멜로라고 보기엔


평범하고, 에로라고 보기엔 약하고, 흔해빠졌다고 말할만한 진부한 이야기를 홍상수감독 특유의 친근함과 적당한


전개로 펼쳐나간다.

 


관심도 없던 홍상수감독의 이 영화를 보게된 이유라면, 단 하나. 출연 배우들이 너무나 좋아하던 배우들이 나왔다는것.


김상경, 추상미, 예지원. 이 셋은 당시로서는 액션영화만 아니라면 내게는 드림팀같은 캐스팅에, 혈기왕성하던시절,


좋아하는 배우들의 베드신은 보너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 베드신 때문에 봤다는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시작은


그렇게 나름의 불순(?)한 의도로 보기 시작했지만, 나름의 인생의 허와 실 까지도 담고 있는듯 한 내용에 여자보다는


남자영화로 보이며, 보면서는 몰랐지만, 보고나면 나름의 깊이도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폐쇄된 춘천역을 가장 자세히 볼수있는 마지막 영화. 거리 곳곳의 평범한곳들을 잘 담고 있으며, 글쓰는이가


주인공이라, 시적인 표현도 많이 등장한다. 기억에 남는 대사라면, 주인공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아니지만,


"우리 사람답게 사는건 힘들지만, 괴물은 되지말자" 이 말이 뇌리에 깊히 남는다. 사람이 살고있는 사회지만, 사람보다


괴물에 가까운 것들이 더 많은 곳이 이곳이며, 적어도 우리는 그러지 말자... 라고 들린다. 지금도 친구과 어떤 얘기를


나누다, 혹은 누군가의 어처구니없는 사상을 발견 했을때 라던가, 종종 많은 경우의 상황에 나도 모르게, 이 대사를


그대로 소리내어 말하게 되곤한다. "사람답게 사는건 힘들지만, 괴물은 되지말자" 내 스스로의 주문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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